2000년 무렵, 제이크와 타냐 바실은 온라인 RPG 《에버퀘스트》에서 만났어. 제이크가 타냐에게 마음을 표현하던 시기에 그는 게임 속 ‘용들의 신전’로 타냐를 데려갔지.
타냐가 그곳의 이름을 떠올리지 못하자 제이크가 비샨의 사원(Temple of Veeshan)이라고 알려 줬어. 두 사람은 사원에 있는 용들을 바라보며 길을 걸었고, 꼭대기까지 올라가 대화를 나눴어.
타냐는 2020년 《WIRED》 인터뷰에서 그 시간을 아름다운 추억으로 회상했지. 게임 속 장소가 현실의 데이트 코스처럼 오래도록 기억에 남은 거야.
✦ 용들의 성지, 비샨의 사원
용들이 사는 신전
| 항목 | 내용 |
|---|---|
| 등장 | 확장팩 《The Scars of Velious》에 등장 |
| 성격 | 용족의 성지이자 고난도 공격대 지역 |
| 사원 안 | 용들이 있어. 두 사람은 용들을 바라보며 길을 걷고, 꼭대기까지 올라가 대화를 나눴어. |
비샨의 사원은 확장팩 《The Scars of Velious》에 등장하는 고난도 공격대 지역이야. 확장팩의 무대인 벨리어스는 눈과 얼음으로 뒤덮인 대륙이고, 그 안에서 비샨의 사원은 용족의 성지로 그려져.
《The Scars of Velious》는 원작 이후 두 번째 확장팩으로, 이 지역을 비롯해 벨리어스의 새 구역들을 더했어. 구역마다 강력한 드래곤이 지키고 있어서, 여러 플레이어가 준비를 갖춰 공략해야 하지.
하지만 두 사람의 기억에 남은 건 보스전의 전리품이나 공략 기록이 아니라, 용들을 바라보며 함께 걸었던 시간이었어. 거대한 게임 세계가 꼭 전투와 아이템으로만 기억되는 건 아니라는 걸 보여 주네.
파티를 찾는 일도 모험이던 시절
《에버퀘스트》는 1999년 3월 16일 출시된 판타지 MMORPG야. 무대는 노라스(Norrath)라는 세계고, 플레이어는 전사·사제·마법사 등 직업을 골라 괴물과 싸우며 경험치와 장비를 얻어 성장해.
✦ 초창기 모험은 불편함 그 자체
파티 모집부터 시체 회수까지
초창기에는 다음 목적지를 친절하게 알려 주는 안내가 부족했어. 파티시스템도 허술해서, 채팅에서 "LFG(Looking for Group, 파티를 찾는다는 뜻)"를 외치며 사람을 모은 뒤, 먼 사냥터까지 직접 이동해야 했지.
함께할 사람을 구하는 과정도 게임 플레이의 일부였던 셈이야. 위험한 사냥터에서는 역할 분담이 중요했어. 탱커가 적의 공격을 자신에게 끌어 두는 동안 공격 담당이 피해를 입히고, 힐러는 파티원의 체력을 챙겼지.
캐릭터가 죽으면 쓰러진 곳으로 돌아가 시체와 장비를 되찾아야 하는 경우도 있었어. 지금은 ‘코프스 런(corpse run)’이라고 부르는 이 시스템이 초창기 《에버퀘스트》의 특징으로 자주 언급돼.
시체가 있는 위치까지 다시 가는 길은 위험한 경우가 많아서, 길을 아는 동료나 구조하러 온 다른 플레이어의 도움이 정말 큰 차이를 만들었어. 비슷한 시기에 함께 유행했던 MMORPG "울티마 온라인"에도 이런 식의 코프스 런이 있었지.
요즘 MMORPG에 이런 시스템을 넣으면, 너무 불편하다고 유저들이 하소연해서 게임사가 곤욕을 치를 거야. 하지만 당시엔 이 엄청난 불편함이 긴장감을 불러오고,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 시체를 회수하는 그 과정이 하나의 추억이었어.
✦ 길드, 어떻게 달랐을까
친목 길드 대 공격대 중심 길드
길드 문화도 한 가지가 아니었어. 채팅으로 수다를 나누며 각자 사냥하는 친목 길드가 있었고, 정해진 시간에 수십 명이 모여 거대한 적을 공략하는 공격대 중심 길드도 있었지.
《Ars Technica》 기자는 2019년 당시 자신이 참여하던 공격대에 50명이 넘는 플레이어가 모여 음성 채팅으로 지휘를 들었다고 썼어.
또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가 나오기 전에는 일주일에 5일, 하루 5~6시간씩 공격대를 운영하는 길드(이 정도면 거의 직업 수준이지)도 있었다고 회상했지.
힐러만 모인 길드가 있었다
✦ Healers United는 어떤 길드였을까
치유 전문, 도움이 필요한 이용자를 지원하던 공동체
| 항목 | 내용 |
|---|---|
| 가입 조건 | 다른 사람을 치유할 수 있어야 했어. 전사·수도사·도적이나 공격 마법 직업은 없었어. |
| 이끄는 사람 | 샤먼 미셸 시아(게임 속 닉네임 'Juror')가 이끌었어. |
| 활동 | The Estate of Unrest 같은 위험 지역에 치유 거점을 마련해 곤란한 플레이어를 도왔어. |
《Ars Technica》의 2019년 20주년 취재에는 ‘Healers United’라는 독특한 길드가 등장해. 가입하려면 다른 사람을 치유할 수 있어야 했고, 전사·수도사·도적이나 공격 마법을 주로 쓰는 직업은 없었어.
이 길드를 이끌던 사람은 샤먼 클래스로 플레이하던 '미셸 시아'라는 사람이었어. 게임 속 닉네임은 'Juror'였지.
미셸이 이끌던 길드원들은 혼자 다니기 쉬운 위험 지역인 The Estate of Unrest 같은 곳에 치유 거점을 마련해, 곤란에 빠진 플레이어를 돕곤 했대.
장비를 얻기 위해 함께 싸우는 길드가 아니라, 도움이 필요한 이용자를 지원하는 데 초점을 둔 특이한 공동체였어. 서로 경쟁해서 순위싸움을 하기에 바쁜 요즘의 MMORPG에서는 보기 힘든 플레이지.
미셸은 같은 길드에서 활동하던 마이크(닉네임 Loral)와 2006년 결혼했어. 결혼 후에도 에버퀘스트를 계속했지만, 공격대 플레이에 요구되는 시간과 부담이 커지자 두 사람은 약 1년 뒤 게임을 떠났고, 다른 게임을 함께 즐겼다고 해.
✦ 에버퀘스트에서 만난 두 커플
만난 곳과 그 후의 이야기
| 커플 | 만남 | 그 후 |
|---|---|---|
| 미셸·마이크 | 미셸이 이끌던 Healers United에서 함께 활동하며 알게 됨 | 2006년 결혼, 약 1년 뒤 EQ를 떠나 다른 게임을 함께 즐김 |
| 그렉·멜리사 | Xegony 서버에서 함께 그룹 사냥을 하며 알게 됨 | 그렉이 약 1,500마일을 운전해 만나러 갔고, 2019년에도 Iratus Lepus 길드에서 함께 공격대를 즐겼어. |
또 다른 커플인 그렉과 멜리사 홀콤은 에버퀘스트의 제고니(Xegony) 서버에서 서로를 알게 됐어.
현실세계에서 멜리사는 미국의 덴버, 그렉은 뉴욕주 로체스터에 살았는데, 멜리사가 허리를 다쳐 그렉을 만나러 갈 수 없게 되자 그렉이 멜리사를 만나기 위해 약 1,500마일, 2,400킬로미터가 넘는 거리를 운전했어.
《Ars Technica》가 두 사람을 취재한 2019년에도 둘은 ‘Iratus Lepus’라는 길드에서 함께 공격대를 즐기고 있었지. 길드 이름은 라틴어로 ‘화난 토끼’라는 뜻이야.
그렉은 게임이 둘에게 공통 관심사를 준다고 말했고, 멜리사는 그들이 그룹 사냥을 하며 티격태격하기도 한다고 농담했어.
지금 시작해도 괜찮을까
✦ 지금 시작한다면
무료 라이브 서버부터
《에버퀘스트》는 지금도 운영 중이야. 2026년 10월 21일에도 공식 업데이트가 올라왔고, Steam에서 무료로 시작할 수 있어. 다만 Steam 계정과 별도로 Daybreak 계정이 필요하고, Steam에 표시된 지원 언어는 영어뿐이야.
오래된 인터페이스, 그리고 지원 언어가 영어로 한정된다는 점은 한국 이용자를 비롯한 신규 이용자들에게 분명히 진입 장벽이야.
새로 시작한다면 초보자를 받아 주는 길드부터 찾는 편이 좋아. 오래된 게임인만큼 게임 내 안내가 친절하지 않은 편이라, 경험 많은 사람에게 이것저것 물어볼 수 있으면 플레이가 훨씬 수월하거든.
일반 라이브 서버 외에, 확장팩을 시대순으로 차례차례 해금하는 진행 서버도 있어.(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에도 비슷한 서버들이 있지) 서버마다 시작 시점과 규칙이 다르고, 진행 서버에 접속하려면 유료 All Access 멤버십이 필요해.
그러니 일단은 무료 라이브 서버에서 기본 조작과 세계에 익숙해져 보자. 게임이 마음에 든다면, 그리고 옛날 게임의 향수와 불편함 속에서 오는 낭만을 좋아한다면 에버퀘스트의 세계에 빠져들 수 있을 거야.
이번 글은 여기서 마칠게. 또 만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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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어 버전: EverQuest Love Story: A Date in the Dragons' Temp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