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와 이탈리아를 잇다, 배틀로얄 게임 《에이펙스 레전드》가 이어준 사랑, 그리고 타지마할 프로포즈

가스 함정을 다루는 레전드 코스틱으로 함께 플레이하는 커플을 그린 일러스트

6,165km를 건너온 사랑

여성은 이탈리아에서 인도까지 날아왔고, 남성은 타지마할 앞에서 무릎을 꿇고 반지를 내밀었어. 두 장면의 주인공은 《에이펙스 레전드》에서 만났다고 밝힌 인도 출신 Furdean과 이탈리아 출신 파트너야.

Furdean이 첫 게시물을 올린 날은 2022년 9월 25일이야. 글은 길지 않았어.

두 사람이 에이펙스 레전드에서 만났다는 것, 자신은 인도 사람이고 연인은 이탈리아 사람이라는 것, 그녀가 자신을 보러 6,165km를 이동했다는 내용이었지.

마지막에는 두 사람을 만나게 해준 게임을 만든 Respawn에 고맙다고 인사를 남겼어. 두 사람은 처음부터 연애를 목표로 만난 게 아니라, 게임에서 친구로 지내다가 연인이 되었다고 해.

〈에이펙스 레전드 공식 런칭 트레일러야〉
* Apex Legends 공식 채널에 올라온 영상이야.

두 사람의 주력 캐릭터는 코스틱

✦ 에이펙스 레전드, 한 경기의 흐름

레전드 선택부터 최후 생존까지

레전드 선택
각기 다른 능력을 가진 레전드를 고르고 분대를 꾸려
장비 확보
무기와 탄약, 방어구와 회복 아이템을 찾아
링 축소
안전 구역이 줄어들기 전에 다음 위치로 이동해
분대 전투
다른 분대와 싸워 살아남아
최후 생존
마지막까지 남은 분대가 승리해

2019년 2월 4일 출시된 《에이펙스 레전드》는 《타이탄폴》과 같은 세계관을 공유하는 무료 배틀로얄 슈팅 게임이야. 플레이어는 각기 다른 능력을 가진 ‘레전드’를 고르고 분대를 꾸려 전장에 뛰어들어.

맵을 돌아다니며 무기와 탄약, 방어구와 회복 아이템을 찾아 장비를 갖추고, 안전 구역인 ‘링’이 줄어들기 전에 다음 위치로 이동해야 하지. 다른 분대와 싸워 살아남고, 마지막까지 남은 분대가 승리하는 것이 기본 규칙이야.

일반적인 팀 전투는 세 명이 한 분대를 이루는데, '듀오'처럼 두 명이 짝을 이루는 모드도 있어.

에이펙스는 총을 잘 쏘는 것만으로는 부족해. 레전드마다 전술·패시브·궁극기 능력이 달라서, 적의 위치를 찾아내거나 진입로를 막고, 팀원을 보호하는 등 각자 다른 방식으로 분대에 기여해야 하거든. 빠른 이동과 슬라이딩, 엄폐물 활용도 중요해.

교전 중 한 명이 적의 시선을 끄는 사이 다른 팀원이 측면으로 돌아가거나, 쓰러진 동료를 살릴 시간을 버는 식으로 순간적인 협력이 승패를 가르지.

✦ 코스틱, 가스로 구역을 장악해

돌진보다 지형을 읽는 레전드

녹스 가스 함정
통로나 건물 입구에 설치해 접근을 막아
녹스 가스 수류탄
궁극기로 넓은 구역에 가스를 퍼뜨려
역할
직접 돌진보다 지형을 읽고 상대 움직임을 제한해

'코스틱'은 독가스 함정을 설치해 일정 구역을 장악하는 레전드야. 적이 함정에 접근하거나 함정을 발사하면 가스가 퍼져 피해를 주고 움직임을 방해하지. 통로나 건물 입구처럼 적이 지나갈 곳을 예상해 설치하면 상대가 함부로 들어오기 어려워져.

직접 돌진해 싸우기보다 지형을 읽고 상대의 움직임을 제한하는 데 강점이 있는 캐릭터야.

✦ 독한 관계 농담

코스틱 두 명이 만나서 생긴 말장난

댓글 농담
두 사람 다 코스틱 주력이라 “독한 관계가 되겠네”
Furdean의 받아침
“우리 둘 다 가스 속에서도 잘 보이잖아”

그래서 게시물의 댓글에는 두 사람 모두 코스틱을 주력으로 쓴다는 사실을 두고 “독한 관계가 되겠네”라는 농담이 나왔어. 코스틱의 독가스와 영어 표현 ‘toxic relationship’을 겹친 말장난이지. Furdean도 “괜찮아.

우리 둘 다 가스 속에서도 잘 보이잖아”라는 취지로 받아쳤어. 당시 코스틱은 가스 속에서도 적을 볼 수 있었거든. 그래서 서로 독가스를 뿌려도 잘 보인다는 농담을 했던 거지.

둘 다 코스틱을 주력으로 썼지만, 함께 플레이할 때는 한 명만 그 캐릭터를 고를 수 있어.

그래서 한 이용자가 “둘이 함께할 때는 누가 코스틱을 선택하느냐”고 묻자, Furdean은 “현실에서는 그녀가 나를 골랐으니, 게임에서는 그녀가 먼저 고르게 해”라는 취지로 답했어.

두 사람이 함께 게임할 때 접속 지연(핑)을 어떻게 줄였는지 묻는 댓글도 있었는데, Furdean은 자신이 연인이 있는 유럽 서버 로비로 들어간다고 했지.

〈코스틱의 능력을 소개하는 공식 캐릭터 트레일러야〉
* Apex Legends 공식 채널에 올라온 영상이야.

타지마할에서 건넨 프러포즈

✦ 타지마할 프러포즈

무릎을 꿇고 반지를 내밀었어

프러포즈
타지마할 앞에서 무릎을 꿇고 반지를 내밀었어
승낙
그녀가 승낙했어
교제 기간
인도 방문 전 약 7개월간 교제했어

그해 12월 30일, Furdean은 두 번째 게시물을 올렸어. 사진 속 그는 타지마할 앞에서 무릎을 꿇고 반지를 내밀고 있었고, 게시물 내용은 “반지를 건넸고 그녀가 승낙했다”였지.

프러포즈가 너무 이른 것 아니냐는 댓글이 달리자 그는 연인이 인도에 오기 전부터 약 7개월간 교제했다고 답했어.

이건 알고 가자

타지마할은 무굴 황제 샤 자한이 아내 뭄타즈 마할을 기리기 위해 세운 17세기 흰 대리석 영묘야. 영원한 사랑을 상징하는 장소로도 널리 알려져 있어.

Furdean은 연인에게 특별한 추억을 만들어주고 싶어 그곳을 프로포즈 장소로 골랐다고 했지. 실제로 많은 연인들이 그곳에서 프로포즈를 한다고 해.

다만, 프러포즈를 했다고 장거리 연애가 곧바로 끝난 건 아니었어. Furdean은 당분간은 떨어져 지내야 하고, 장기적으로는 인도에 정착할 계획이라고 답했어.

프러포즈가 끝난 뒤에도 두 사람 앞에는 어느 나라에서 함께 살지 정해야 하는 현실적인 문제가 남아 있었지. 하지만 서로에게 도달하는 거리가 멀고 그 과정이 복잡했던 만큼, 그 사랑을 더 오래도록 소중하게 간직하지 않을까 싶네.

무작위 듀오에서 만난 또 다른 커플

✦ 무작위 듀오에서 만난 또 다른 커플

한 팀이 된 게 인연의 시작이었어

만남
무작위 듀오 매칭에서 한 팀이 됐어
현실 만남
미국의 다른 주에 살던 두 사람이 직접 만났어
결말
청혼했고 결혼을 준비한다는 소식이 전해졌어

Furdean 커플만 있는 건 아니야. 2020년 7월에는 First Spoken Gaming이라는 유튜버가 에이펙스 레전드에서 irispixels라는 플레이어를 만난 이야기를 영상으로 공개했어.

두 사람은 무작위 듀오 매칭에서 한 팀이 됐고 금세 친해졌대. 당시 그녀는 미국의 다른 주에 살고 있었는데, 결국 두 사람은 현실에서 만났고, 그날의 만남을 촬영한 뒤 나란히 앉아 에이펙스를 플레이했다네.

이후 First Spoken Gaming은 그녀에게 청혼했고, 두 사람이 결혼을 준비한다는 소식이 전해졌지.

분대에서 만난 사람, 현실에서 함께할 사람

에이펙스 레전드는 출시된지 7년이 넘은 게임이지만, 여전히 업데이트가 꾸준히 이루어지고, 시즌 개편 등 다양한 계획을 내놓고 있어.

친구가 없더라도 얼마든지 낯선 플레이어와 짝을 이뤄 플레이할 수 있으니까 관심있다면 한 번 플레이해보길 권할게.

특히 이런 슈팅게임은 단순히 누가 과금을 많이 했느냐가 아니라 순발력과 팀워크가 중요하다보니 팀원들 간에 끈끈한 관계가 형성되기 쉽잖아. 용기를 내어 게임에 참가하고, 먼저 인사를 건넨다면, 좋은 파트너들을 얼마든지 만날 수 있을 거야.

참고로, 에이펙스 레전드는 한국어 인터페이스와 한국어 음성까지 지원해. 따라서 언어적인 진입장벽 없이 편안하게 즐길 수 있어.

이번 글은 여기서 마칠게. 또 만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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