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팀의 AI 표시 정책
✦ 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 4 페이지의 공개 문구
Steam 상점 페이지에 표시된 문구
요즘 Steam에서 게임을 찾다 보면 'AI 사용 안내'가 붙은 걸 볼 수 있어. 예를 들어 최근 출시한 '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 4' 페이지에는 개발팀이 게임 속 일부 에셋을 만드는 데 생성형 AI 도구를 사용했다고 적혀 있지.
AI로 만든 게 그림인지, 음악인지, 다른 요소인지까지는 설명하지 않아. 그래서 이 문구를 별로 신경 안 쓰는 게이머들도 많을 거야.
Steam은 2024년 1월 개발자 설문에 AI 공개 항목을 추가했고, 2026년 1월에는 적용 범위를 더 분명하게 했어.
그리고 실시간 생성형 AI 게임에서 이용자가 불법 콘텐츠를 발견하면 Steam 오버레이를 통해 신고할 수 있는 기능도 마련했지. 이런 정책이 시행되는 데에는 현실적인 이유가 있어.
AI가 만든 이미지나 음악이 다른 사람의 저작권을 침해한다면, 게임에 포함됐다는 이유로 문제가 사라지지는 않거든. 게다가 플레이 중 AI가 대사나 그림을 즉석에서 만들어내는 게임이라면 무엇이 나올지 더 예측하기 어려워.
그래서 Steam에서는 AI 사용 여부를 적었다고 책임을 면제해 주는 게 아니라, 이를 표시한 콘텐츠도 자신들의 운영정책에 맞는지 철저히 확인하겠다는 입장이야. 뭐, 이건 당연한 거야.
어떤 게임에 'AI가 노래를 즉석에서 만들어서 불러주는 기능'이 있다고 해보자. 그런데 이 AI가 계속 저작권을 침해할 수도 있잖아. 그걸 단순히 'AI 사용' 표시를 했다고 해서 넘어가주지 않겠다는 거지.
✦ Steam 정책의 두 갈래
공개 대상과 아닌 것
게임 개발 중 AI를 한 번이라도 사용했다고 해서 무조건 Steam에 공개해야 하는 건 아니야. 게이머가 실제로 접하는 콘텐츠가 AI가 만든 것인지 여부가 기준이거든.
즉, AI로 만든 이미지, 음악, 스토리, 번역 등이 게임에 들어간다면 공개 대상이 되는 거지. 게임을 실행하는 동안 AI가 새로운 이미지나 문장을 만드는 경우도 해당해.
반면에 코딩 도구처럼 개발 효율을 높이는 기능을 쓰는 건 기본적으로 공개 대상이 아니야.
에픽게임즈가 스팀을 비판하다
✦ 에픽게임즈라는 회사
언리얼 엔진과 포트나이트의 개발사
그런데 이번에 스팀의 AI 표시 정책이 논쟁의 중심에 섰어. 에픽게임즈 CEO 팀 스위니가 Steam의 정책을 비판했거든. 혹시 에픽게임즈를 잘 모른다면, "언리얼 엔진"을 들어봤어? 요즘 출시되는 수많은 게임들이 이 엔진으로 개발되잖아.
이걸 만든 게 바로 에픽게임즈야. 또한 "포트나이트", "언리얼 토너먼트", "기어즈 오브 워" 같은 걸출한 대표작들을 갖춘 게임사지.
팀 스위니는 지난 10월 24일과 25일, "이 공개 의무는 개발자에게 정치적 성명을 쓰게 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비판했어.
그의 주장에 따르면, 'AI 사용 사실'을 공개한 개발자는 그 표시를 본 이용자들의 공격이나 불매 운동에 노출될 수 있고, 결국 게임의 성공과 개발자의 생계까지 위협받을 수 있다는 거야.
그는 Steam이 개발자에게 공격의 표적이 될 표시를 붙이도록 강제하는 건 부당하다는 취지로 말했지.
스위니가 이번 발언에서 AI 표시로 인해 특정 게임의 매출이 얼마나 줄었는지, 실제로 개발자에 대한 공격이 있었는지 여부 등을 보여주는 자료를 제시한 건 아니야. 그래서 그의 발언이 사실인지 아닌지를 검증할 수는 없지.
하지만 걸출한 게임사에서 Steam의 정책을 비판했기에, 관심이 집중되었던 거야.
그의 발언도 충분히 이해는 돼. 'AI가 사용됐다'는 표시만 붙어도 그 게임을 싫어할 게이머들이 분명히 있겠지.
내가 몰입해서 즐기던 게임이 "AI가 적당히 실시간으로 결과물을 생성하는" 시스템이었다는 걸 알게 되면 그 몰입감이 깨져버릴 수도 있고.
요즘에 개인 개발자도 AI를 이용해서 괜찮은 게임을 만들곤 하는데, 대형 개발사가 AI를 사용했다고 공개하면 뭔가 좀 '격 떨어지는' 느낌도 들잖아.
✦ 두 입장의 대조
스위니의 우려와 게이머의 반론
하지만 게이머 입장에서는 개발사가 AI를 이용해서 '설렁설렁' 만든 게임인지, 한땀한땀 정성들여 만든 게임인지 알고 싶어. 그래야 AI를 이용하지 않고 피땀흘려 게임을 제작하는 개발자들이 더 인정받을 수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그 옛날 한땀한땀 도트를 찍어서 에셋을 만들던 도트 장인들은 요즘 AI가 뚝딱 만들어내는 디지털 에셋들을 보고 어떤 생각이 들까?
에픽게임즈도 다른 곳에서는 AI 표시를 요구한다?
✦ Steam과 Fab의 AI 표시
같은 표시, 다른 거래 대상
재미있는 대목은 에픽게임즈도 자신들이 운영하는 마켓플레이스에서는 'AI 표시'를 요구한다는 점이야. 에픽의 에셋 마켓플레이스 Fab은 AI로 생성한 상품에 ‘Created with AI’ 표시를 하도록 하고 있거든.
2025년에 한 제작자가 Fab에 AI 생성 에셋 4만 1천 개 이상을 올려서 시스템에 과부하를 준 적이 있어.
에픽게임즈는 'AI로 만든 상품을 제대로 표시하지 않으면 약관 위반'이라며, 업로드할 때 AI 생성 여부를 선택하도록 절차를 강화하겠다고 발표했었지.
이렇게 보면 에픽게임즈는 자신들의 마켓플레이스에서는 AI 표시를 요구하면서 Steam의 표시 정책은 비판하는 것처럼 보여. 하지만 스위니는 '게임 판매점'과 '디지털 에셋 거래 시장'을 구분해 왔어.
Fab에서 개발자가 3D 모델이나 이미지 등을 구매할 때는 제작자가 누구인지, 어떤 권리를 살 수 있는지 확인하는 게 중요하지만, 완성된 게임을 파는 상점에 굳이 AI 표시를 붙이는 건 불필요한 낙인이 된다는 논리야.
반면에 Steam측 입장을 옹호하는 쪽에서는 오히려 Steam의 AI 표시 정책이 너무 약하다는 주장도 나와. 그저 'AI 사용'을 표시하는 것만으로는 게임 내의 어떤 요소가 AI로 만들어졌는지 전혀 알 수 없다는 거야.
이미지, 목소리, 캐릭터, 대사, 번역 등등 어디에 AI 생성물이 들어갔는지를 명확히 밝히라는 거지.
그래야 몽땅 AI로 만든 게임과 일부만 AI를 사용한 게임이 구분되고, 개발사 입장에서도 "이건 몽땅 AI로 만든 게임이다!"라는 오해를 풀 수 있다는 거야.
향후에는 게임 내의 AI 생성물이 점점 더 늘어나고, 게임사가 개발한 것과 AI 생성물을 제대로 구분할 수 없을 정도가 될텐데, 이렇게 표시의무를 강화하는 것도 필요하지 않을까 싶네.
이번 글은 여기서 마칠게. 또 만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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